민들레 홀씨 - 信士 박인걸 태생의 비천함이 밀어 올린 비명이 가장 낮은 보도블록 틈새에서 들린다. 봄볕은 소낙비처럼 쏟아지는데 너는 거기서 마지막 숨으로 생을 견디는구나.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순간마다 불려 가야 하는 비장한 시간 은빛 낙하산에 몸을 싣고 허공이라는 깊은 입속으로 자신을 기꺼이 투신하는 저 가벼운 몸짓 떠난다는 것은 제 몸의 실핏줄을 하나씩 뽑아 바람의 행간(行間)에 기록하는 일 흩어진다는 것은 소멸이 아니라 허공에 남기는 가장 뜨거운 격문(檄文)이다. 땅은 나를 내뱉었고 흙은 끝내 나를 잊겠지만 추락하는 것들은 사실 모두 날개였다. 우리는 부재함으로써 편재하고 사라짐으로써 오래된 생을 뒤엎는다. 나를 놓아준 바람의 손바닥 위에 내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내년(來年)에 누군가의 발목을 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