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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 피는 아침 - 신사 박인걸
HIIO
2025. 4. 21. 10:02

철쭉꽃 피는 아침 - 신사 박인걸
4월 아침 햇살에
철쭉이 먼저 깨어나
심장 빛보다 더 뜨겁고
숨 막히도록 붉게 피었다.
그 색깔은 말이 없지만
한 사람의 마음처럼
그 안에서 오래된 침묵이
가장자리까지 붉은 숨결로 튄다.
성근 돌담에 뿌리박고
늘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세상의 빛이 되기를 택한 숨결은
죄가 되지 않는 현혹이다.
누군가의 시선을 멈추게 하고
잠시 삶을 바라보게 한다면
그렇게 피는 것도
하나의 기도일지 모른다.
자신을 산불처럼 태워
누군가의 눈을 열어주는 열정
나는 철쭉꽃 피는 아침
그 붉음 앞에 마음을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