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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꽃 - 신사 박인걸
HIIO
2025. 7. 3. 09:39

작약꽃 - 신사 박인걸
붉디붉은 어느 심장 하나
초여름 햇빛 아래 터져 피었다.
청춘의 화염 같은 붉음에
바람도 가던 길을 멈추었다.
용암보다 더 붉은 맹세
꽃잎에 새겨 품었으니
그대는 피어 있는 기도요
선혈로 번진 열정의 서사(敍事)다.
한 점 불꽃이 산을 태우듯
젊음은 이 땅을 물들이고
무너진 시간을 딛고 일어서는
그 용기의 색이 붉다.
꽃이 아니라면 어찌 저렇게 타오르랴.
깊은 침묵 속에 외침으로
포기마다 진리처럼 당당하게
순결한 고통마저도 아름다우니
그 붉음은 피가 아니라
피를 초월한 성인(聖人)의 믿음이다.
빛처럼 번져 나가는 향기는
방황하는 영혼을 이끌고
젖은 땅 위에 거룩한 성소(聖所) 되어
은밀한 중에 간절하게 기도 올린다.
하늘조차 그 붉음을 거두지 못하고
꽃을 닮은 별 하나 새벽에까지 사무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