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별과 달
별을 따다
창가에 걸어놓으니
창이 하늘처럼 반짝인다
하늘에 달을 따다
마당가에 펼쳐놓으니
살구나무에 달이 걸려서 빛나고 있다
밤이 점점 깊어가고 있는 데
별처럼 반짝이는 것이 창 밖에
또 어디엔가 있을 거 같아
달처럼 푸근한 것이
또 어디 있을 거 같아
저 멀리 들을 바라본다
멀리서 나를 보니
뜻밖에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건
창에 걸린 별과 나무에 걸린 달이다
어느새 그 별과 달이
시가 되고 삶이 되고 철학이 되어
작고 보잘 것 없는 나를
크게 바라보고 있다.
- 송성헌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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