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꽃길 - 信士 박인걸 시골길에 피었던 코스모스, 그 후 신작로는 이제 아스팔트 밑에 묻혔다. 같은 반 소녀의 뺨을 닮았다던 꽃은 된서리 내리던 밤 한꺼번에 목이 꺾였다. 지금은 책보 대신 서류 가방을 든 사내들이 그 자리를 지나가며 아무것도 모른다. 길은 자신이 무엇을 삼켰는지 말하지 않고 저녁마다 같은 표정으로 어두워질 뿐이다. 억 새 풀 같던 동무들의 이름을 나는 잊은 것이 아니다 잃어버렸다. 그들은 어느 골목에서 늙어가다가 문득 깨물던 강냉이 알처럼 조용히 사라졌으리라. 가끔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하늘을 보면 별은 옛날의 그 별이 아니어서 나는 아무 데도 없는 고향을 향해 사라진 길 하나를 오래 들여다본다. 그리움은 습관처럼 눈물 한 방울을 만들지만 그것은 이미 오래전에 마른자리에서 헛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