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청노루귀 - 백승훈 시인

HIIO 2020. 4. 10. 10:13

청노루귀

 
청노루귀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청색(혹은 자주색, 보라색) 꽃도 아름답지만
햇빛 속에 반짝이는 줄기를 감싼 은빛 털도 매력적이다.


청노루귀

세상의 꽃들 흐드러져도
마스크에 갇혀
꽃향기 맡을 수 없는
수상한 봄날

사람의 거리를 떠나
착한 나무들이 사는
산을 오르다
바람에 떨고 있는
청노루귀꽃을 보았다

보아주는 이 없어도
한 줌의 햇살로
당당히 피워 올린
청노루귀
응달진 산자락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세상을 향해 투정만 하던 나를
조용히 무릎 꿇린
파란 봄 한 송이


글 - 백승훈 시인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의 뒤란- 정채균 님  (0) 2020.04.10
꽃베고니아 - 백승훈 시인  (0) 2020.04.10
여행- 백원순 님  (0) 2020.03.28
오늘도 한 걸음 했다- 김현배 님  (0) 2020.03.26
별꽃 - 백승훈 시인  (0) 202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