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비수리 - 백승훈 시인

HIIO 2022. 10. 3. 20:26

비수리



비수리 : 콩과에 속하는 반관목으로 노우근,야관문이라고도 한다. 산기슭 아래 서식하며
줄기는 곧게 서고 50~ 100cm 까지 자란다. 꽃은 8~9월에 피고 흰색이다.


비수리 꽃

싸리비질을 막 끝낸
절 마당처럼
티끌 하나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억새꽃의 황홀한 군무를 보려고
찾아간 하늘공원에서
비수리 꽃을 보았을 때
누군가
밤의 빗장을 여는
야관문(夜關門)이라 환호하더니 냉큼
줄기를 냉큼 휘어잡고 뿌리째 뽑아
배낭에 구겨넣었다
저 자잘한 꽃 한 송이 피우려고
일년을 살았을 텐데
배낭속에서 빼꼼히 고개 내민
비수리 꽃
속없이 하얗게 웃고 있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부- 손준호  (0) 2022.10.13
꿩의비름꽃 - 백승훈 시인  (0) 2022.10.09
야고 - 백승훈 시인  (2) 2022.09.25
초가을 냄새- 박종영  (0) 2022.09.22
풍접초 - 백승훈 시인  (0) 202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