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0 플뢰옌 산을 내려와 이제 브뤼겐 역사지구를 보러 간다. 브뤼겐 역사지구는 14~16세기, 한자동맹
이 이룩한 해상무역의 중심 중 하나로 큰 역할을 했던 장소로 상인들이 이용하던 건물들이 지금은 상점 및 관광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된 곳이다.
한자(Hansa) 동맹은 13세기 네델란드 북부의 플랜더스 무역상에 대응하기 위해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무역공동체로 브뤼겐은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무역항의 하나이다. 목조 건물들은 1950년대 대화재로 소실된 후에 과거의 모습 그대로 복원되었다.
연갈색 벽에 유니콘을 붙여놓은 건물이 보이는데 Enhjørningen Fiskerestaurant라고 상호가 있는데 영어로 하
면 The Unicorn Fish Restaurant이다. 그 옆에 공사 중인 건물에 천막을 씌워 원래의 건물 모양을 그려놓아 관광지 센스가 엿보인다. 케틸 쇠렌센(KJETIL SØRENSEN)이라는 방한의류점의 갈색 벽에는 바이킹 인형이 지키고 있다. 브뤼겐의 목조 건물들은 우리나라 석굴암처럼 노르웨이 최초의 세계문화유산이다.
깔끔해 보이는 흰색 건물에는 Juhls Silver gallery라는 노르웨이 보석 체인이 있고 그 옆에 적갈색 건물에는 브뤼겐 나이트클럽이 있다. 브뤼겐(Bryggen)은 노르웨이 말로 항구라는 뜻이다.
목조 건물들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한자 박물관(Det Hanseatiske Museum)이 있는데 한자동맹 상인들이 4세기 동안 실제로 사용했던 거래소의 창고, 침실, 사무실 등을 복원한 박물관이다. 시간이 빠듯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는데 1층에 박물관 기념품샵(Museum shop)이 있다. 목조 건물들은 색깔만 다르고 모양은 비슷한데 뾰족한 삼각 지붕은 눈이 많이 오는 나라 건물의 특징이다.
베르겐 요새로 가기 위한 꺽어지는 지점에 클라리온 컬렉션 호텔 하브네콘토라(Clarion Collection Hotel Havnekontoret)이라는 호텔이 있는데 하브네콘토라는 항구 사무실이라는 의미로 옛날 유적을 호텔로 사용한다는 것을 이름에 넣어 알리고 있는 듯하다.
브뤼겐의 목조 건물들을 지나 좀 더 가면 베르겐 요새(Bergenhus Fortress)가 나온다. 1240년대 세워진 베르겐 요새는 노르웨이의 요새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요새 입구의 벽에 Weserübung 작전 동안 독일군에 맞서 싸운 중대장이던 캡틴 리버만(FW Rieber Mohn)을 기리는 명판이 있다. 그는 독일 점령 후 레지스탕스인 Milorg에 합류했다가 체포되어 스트루트호프(프랑스)의 독일 강제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베르겐 요새 입구의 상단에 왕가의 문장이 박혀있다.
베르겐후스 요새 설명판을 지나면 해시계 유적지가 있는데 그 옆에 13세기 중반 당시 국왕이던 호콘 4세가 지어 연회장으로 사용한 호콘홀 (Haakon's Hall)이 보인다. 노르웨이의 중세건물 중 비종교적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로는 제일 오래된 건물이란다.
바다가 보이는 요새 꼭지점 부분에 노르웨이 국기가 게양되어있고 그 아래 7문의 구형 대포가 전시되어 있다.
1905년 노르웨이-스웨덴 연합이 해체되면서 다시 독립한 노르웨이의 첫 번째 국왕인 호콘 7세(Haakon VII)의 동상이 서있는데 그는 원래 덴마크의 카를 왕자(Prins Carl)였다고 한다. 호콘 7세는 2차례의 세계 대전 동안에 노르웨이를 통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옛날 큰 교회가 있던 자리의 흔적으로 노르웨이 성녀 순니바(Sankta Sunniva)의 탑이 있는 곳에서 호큰홀의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
이 요새가 전쟁에 사용된 것은 1665년 베르겐항 전투가 유일하다는 설명판이 있고 Holmen의 그리스도 교회(Kristkirken)가 있던 자리에 교회는 사라져 없고 왕들의 추모탑들이 서있다. 올라프 5세(Kong Olav 5) 추모탑이 서있는데 이 자리가 철거된 교회의 높은 제단자리였다고 한다. 탑 뒤쪽에는 1170년에 순니바의 유해가 안장되고 교회에서 대관식을 한 왕과 왕비에 대한 기록과 교회 자리였다는 설명판이 있다. 운 좋게 현지에 사는 동포가 산책 왔다가 이거 저거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조경된 나무인 줄 알았던 담쟁이덩굴로 완전 싸인 건물은 1940-45의 독일군 벙커로 베르겐 요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해군의 지역사령부 였는데 당시의 통신 벙커이다.
16:00 베르겐 후스 요새를 떠나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현재도 250명 정도를 수용하는 성모 마리아 교회(St. Mary's Church)를 들린다. 베르겐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건물로 경내에는 묘지들이 있다. 교회 벽에는 9시-16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유료로 50 Nok라는 설명이 있는데 이미 시간이 지나 들어가 볼 수는 없다.
묘지를 하나 살펴보는데 묘비에 Hassel Mann이라고 쓰여있는데 검색이 안되고 그 옆에는 유골함인 듯 한 다른 형태의 무덤이 있다.
마리아 교회 근처에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시민군 동상(Dræggegutter War Memorial)이 총을 들고 경계를 서는 자세로 앉아있다.
역시 교회 옆에 스노리 스툴루손(Snorri Sturluson, 1179년 - 1241년) 동상이 있는데 그는 역사가 이며 시인으로 오늘날 북유럽 신화로 알려진 산문 에다(Prose Edda )를 썼다.
성모 마리아 교회를 떠나 조금 가니 1976년에 지어진 브리겐스 박물관(Bryggens Museum)이 나온다. 그 옆에 베르겐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롤프 베른첸 (Rolf Berntzen, 1918-2005)의 흉상이 있다.
다시 브리겐 목조 건물로 돌아와 아까 놓쳤던 Kjøbmandsstuen이라는 상가건물을 보는데 1480에 지어지고 화재 후 1712에 재건되고 1912에 석조건물로 재건축되었다고 연도가 표시되어 있다. 건물의 시계 아래에 적혀있는 EEKS는 명예로운 상인의 약어이다.
브리겐 목조건물 지구 전경을 다시 보면서 어시장으로 이동한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어시장에는 Tax Free 표시가 많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관광객을 염두에 둔 시장인 듯하다. 연어, 게, 새우, 랍스터 등을 비롯한 많은 해산물과 1차 가공한 해물제품들을 많이 판다.
그냥 시장처럼 해산물만 파는 곳도 있고 구이나 찜 등 요리를 해서 현장에서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카메라가 보이면 포즈도 취해주는데 알바비가 짭짤하다고 한다. 노르웨이 물가가 엄청 비싸므로 노르웨이 기준으로는 해산물 가격이 싼 곳 이라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엄청 비싸다. 뒤쪽에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훈제 연어가 특히 많고 고래고기도 판다.
어시장을 나오니 베르겐 중앙 광장인데 검정 지붕의 Art 미술관이 보이고 그 앞에 동상이 있다. 점심 먹고 잠깐 봤던 루드비 홀베르(Ludvig Holberg, 1684년 ~ 1754년)의 동상으로 덴마크, 노르웨이의 작가, 철학자, 소설가, 역사가, 극작가이다. 여기서 보니 베르겐 항구 앞으로 브뤼겐 목조 건물들이 제대로 보인다.
스타벅스가 있는 육류시장 건물이 보이고 그 뒤로 플뢰엔산 전망대를 다시 본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푸니쿨라도 보인다. 플뢰엔(Fløyen)산 전망대의 모습을 이제야 제대로 본다. 올라갔을 때 제대로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으니까 말이다. 간단한 기념품을 하나 사고 항구의 카페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마시는 휴식도 취해본다.
항구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반구 모양의 셔트랜드 해전 기념비(War Memorial Shetlands)가 있는데 1939년-1945년이라는 기간이 적혀있고 그 아래로 전사자 명단이 있다. 그 앞에 이 전투에서 공을 세워 많은 훈장을 받은 해군소령 라르센(Leif Andreas Larsen)의 동상이 서있다. 동상 아래 기단에 Shetlands-Larsen이라고
적혀있는데 노르웨이 조각가 크누트 스틴 (Knut Steen)의 1995년 작품이다.
17:10 베르겐 항구를 다시 한번 보고 일행을 만나러 집결지로 이동하여 오늘 숙소가 있는 보스까지 127Km를 2시간쯤 가야 한다. 17:20 베르겐을 출발하고 곧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이제부터 경치를 즐기며 달린다. 조금 가니 크루즈로 베르겐에 들어올 때 아래를 지났던 아스쾨이 다리의 교각이 보인다.
가다 보니 잔디를 올린 지붕들이 보이는데 스칸디나비아의 전통 지붕인 Sod roof (잔디뗏장 지붕)으로 주재료인 자작나무 껍질이 휘지 않게 눌러주고 단열의 효과를 준다고 한다.
숲과 물을 끼고 앉아있는 마을이 그림같이 보이고 5월 말인데 산꼭대기는 아직도 눈을 얹고 있다. 그림엽서 같은 경치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데 호수에 떠있는 배 한 척이 느낌을 더해준다.
19:00 조그만 도시를 하나 지난다. 마을에 Vinmonopolet라고 쓰여있는 간판이 보이는데 노르웨이에서 4.5도 이상의 술을 살 수 있는 상점이다. 우리나라 읍 정도의 마을은 사람이 안 사는 것처럼 조용하다.
마을을 벗어날 무렵에 흰말과 검은 말을 탄 아가씨 두 명이 길을 점령하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19:10 캠핑카 단지인 듯 많은 캠핑카가 모여있는 곳을 지난다. 왠지 노르웨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같은 곳에서도 캠핑카로 많이 온다고 한다.
19:15 상당히 수량이 많은 폭포를 만나는데 역시 물의 나라이다.
19:20 목적지인 보스( Voss Municipality)에 도착한다. 오늘 우리가 묵을 호텔은 보스톨렌 호텔(Vossestølen Hotel)이다. Oppheimsvatnet 호수가 호텔의 바로 붙어있는 리조트 풍광의 호텔이다. 이 지역 이름이 Oppheim이기 때문에 붙은 호수 이름 같다.
20:00 연어 요리로 저녁 식사를 하고 저녁 식사 후 주변을 산책한다. 백야 현상 때문인지 아직 저녁의 분위기는 나지 않는 시간이다. 호숫가 정원 같은 공터에는 사슴 머리 모양을 한 장식들이 서있고 Oppheimsvatnet 호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물가 때문에 도심에 숙소를 정하지 못하고 동선 상의 중간 지점인 이런 한적한 곳에 근사한 장소를 교섭한 여행사의 노력이 가상스럽다.
이렇게 3일 차 여정을 마무리한다.
브뤼겐 역사 지구 및 시내관광, 보스로 이동 동영상으로 보기 클릭 https://youtu.be/6JwjiFGO2Aw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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