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강추위 / 박인걸

HIIO 2023. 12. 21. 09:46

강추위 / 박인걸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시베리아의 헥토파스칼이

지난날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또 한 번의 시련을 안겨준다.

냉기는 살갗으로 파고들어

뼛속까지 송곳으로 찌를 때면

삶의 곤고함을 되뇌며

겨울 한 복판을 걸어야 한다.

강마저 얼어붙고

밤하늘의 별들마저 창백한데

겨울 초입이 두려우니

어찌 넘어야 할 거나

인간사는 이토록 버겁고

혹독한 고통을 견뎌야만하나

살아있음이 은혜라지만

강추위가 나는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