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스크랩] 아름다운 보석섬 증도에 넋을 잃다

HIIO 2010. 8. 11. 18:42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서부터 여정을 시작해야할까?

          시간이 멈추어버린듯한 서남 해 끝자락 인구 2,200명의 작은 섬 증도...

 

          700년 전의 약속을 지키고 돌아온 해저유물선을 보듬어야 하겠고...

          짱뚱어다리에서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짱뚱어와 눈인사도 나누어야겠고...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어내는 처음 보는 땀범벅 염부도 만나보고 싶고...

          화도로 가면 아련한 그리움을 만날 수 있을 것도 같고...

          엘도라도리조트에서 꿈결 같은 휴식과 여유를 즐기고도 싶고...

 

          아름다운 섬 증도에서 그만 길을 잃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조금은 낯설은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섬 증도...

          여정의 첫머리부터 환상적이다.

          700년 전의 약속

          이름부터가 시적인 운치를 더하는 커피숍겸 유물전시관인 이곳은 700년 전에

          출항하여 바다 속에 가라앉은 보물선과 똑같은 크기와 모양을 갖추고 있다.

 

          700년 전에 떠났던 배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왔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돌아온 보물선이 은빛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서

          금방이라도 다시 출항할 듯하다.

          700년 전의 송·원대 유물이 신안 증도 방축리 검산마을 만들 앞 바다에서 발굴 인양되었다.

          1976년부터 9년 동안 인양된 유물이 도자기, 동전, 자작향나무, 금속제품 등 23,000여점에

          이른다는데 13~14 세기의 남송에서 원대에 걸친 각종 도자기연구와 고대 동양의 항해선박인

          무역선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고 한다.

          광활한 갯벌 위에 나무와 철제로 만들어진 472미터의 짱뚱어다리

          이 다리는 면소재지에서 갯벌을 지나 우전해수욕장이 있는 바다로 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증도 최고의 명물이다.

          갯벌 생물의 대표 격인 짱뚱어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 다리는 국내 짱뚱어 최대 서식지에

          걸맞게 짱뚱어다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며, 들물 때는 바다위의 다리가 되고, 썰물 때는

          바다물이 내려가면 갯벌이 드러나면서 갯벌위의 다리가 되어 바글바글 기어 다니고 뛰어다니는

          갯벌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증도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 중의 하나이다.

          올 증도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섬 전체를 금연의 섬으로 선포한 곳이기도 하다.

          슬로시티운동은 패스트푸드의 속도지향주의 효율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느리게 사는 삶을

          지향하고 주장하는 슬로푸드운동의 정신을 지역차원으로 확대한 개념이다.

          모처럼 봄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갯벌에서 정신없이 진흙놀이에 빠져있다.

          증도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자연속에서 뒹구는 아이들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아빠도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같이 즐기고 있다.

          놀이가 끝나고 나면 짱뚱어다리 끝 짱뚱어광장 한 귀퉁이에 있는 현대식 샤워부스에서

          모래와 진흙을 씻을 수 있다.

          게르마늄과 미네랄이 풍부한 청정 갯벌인 이곳은 짱뚱어와 농게, 칠게 등을 수시로 관찰할 수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놀이에 빠져 너무 멀리 혼자 왔나보다.

          조그만 꼬마아이가 서둘러 누나와 형이 있는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넓은 갯벌 위에 빠알간 모자가 인상적이다.

          짱뚱어다리를 건너고 짱뚱어 광장을 지나면 바다가 보이는 우전해변이 나타난다.

          길이 4킬로미터 이상에 폭이 100미터인 우전해수욕장에 들어서니 처음 오는 곳임에도

          낯이 익다는 느낌이 들어 의아해진다.

          몇 년 전에 다녀 온 물뱀이 나와 입욕이 금지되었던 이름 없는 발리의 해변과 너무나 흡사하였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한 비치파라솔 대신 친환경소재인 짚으로 엮은 해변 그늘막이 있는 다듬지

          않은 해변이 정답기 그지없다.

 

          우전(羽田)이라는 말은 예전에는 기러기떼가 한겨울을 지내고 간다고 하여 '깃밭'이라 부르다가

          한자말인 '우전'이라는 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우전 해수욕장은 드넓은 백사장도 백사장이지만 백사장 뒤로 자리 잡고 있는 사구 해송 숲이

          천년의 숲 우수상을 받았고, 특히 면소재지 위 상정봉에서 내려다보면 울릉도와 독도까지도

          빼어 닮은 한반도 모습이어서 더욱 인기가 있고, 여름철 피서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며,

          숲속에는 철학의 길, 망각의 길 등 숲속 길이 3시간 체험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섬 속의 섬 화도의 풍광이다.

          증도에서 1.2킬로미터의 노두 길을 지나야 닿을 수 있는 만조 때는 섬이 마치 꽃봉오리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 화도, 증도와 화도를 연결하는 길 '노두'란 징검다리의 전라도 사투리로

          썰물 때는 길이 드러나지만 밀물 때는 바다에 잠겨버리는 신비한 바닷길이다.

          지금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자동차로도 갈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밀물 때는 갈수가 없다.

          화도는 mbc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이곳까지 와서 촬영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이지만

          왠지 아련함이 묻어날 것만 같다.

          버지선착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우리나라 단일염전으로는 최대 규모인 태평염전에 들어선다.

          면적이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 가까이 되는 462만 제곱미터이다.

         1953년 한국전쟁 직후 피란민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물이 빠지면 징검다리로 건너던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 갯벌에 둑을 쌓아 염전을 만들었다고 한다.

         염전에 물을 대는 수차만 펌프로 바뀌었을 뿐 수작업 위주의 옛날 방식으로 소금이 생산되고 있다.

          일요일이라 작업을 하고 있지 않은 조용한 염전을 둘러본다.

          염부들이 땀을 흘리며 고무래질로 소금을 모아 소금수레에 가득 싣고 소금창고에 부리는 등의

          광경을 상상하며 염전에 들어섰는데...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수차를 돌려보는 염전체험을 해본다. 만만치 않은 발힘이 든다.

          '염부의 땀 한 되박이 소금 한되박'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태평염전 사람들은 하늘 농사인 천일염 생산에 신앙 같은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저수지→증발지→결정지를 거치는 25일이 지나야 만들어지는 소금 결정체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을 소금창고에 넣어두고 간수를 뺀다. 그래야 떫은맛이 사라지고 상품화가 된단다.

          선착장 옆 소금 판매장에서 증도의 바람과 햇볕이 만든 함초소금과 토판염을 샀다.

          소금을 넣어 음식을 만들 때마다 아련한 추억이 있는 증도가 그리울 것 같다.

          태평염전 입구에 있는 특이한 빗살무늬 거울에서 내속에 있는 나를 본다.

          그 옆에 나를 닮은 여인이 또 한사람 있다.

          증도의 남쪽 끝만을 따라 오션뷰 형태로 최상의 조망권을 가지고 있는 편안하고 품격있는

          휴식 공간 엘도라도 리조트이다. 이 리조트는 총 190여 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엘도라도 리조트에는 우전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롱비치빌라,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 위에

          확 트인 서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오션클리프빌라, 서해안 금빛 바다의 아름다운 낙조가

          드리우는 선셋빌라, 두 개의 해안절벽으로 둘러싸인 전용해변인 골든비치를 조망할 수 있는

          비치프로빌라 등이 있다.

          엘도라도(EL DORADO)라는 이름은 남미의 아마존 강변에 위치한 전설의 황금향으로 이상향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바퀴 둘러보니 사람들에게 추억과 꿈과 사색을 만들어주는 맑은 바람을 품은

          자연과 어울리는 리조트이다.

          롱비치빌라에서 내려다보는 앞에는 요트크루즈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 해양레저 체험을 할 수

          있는 요트 계류장이 있고 멀리 우전해변이 포물선을 그리듯 펼쳐져있다.

          리조트 전용해변인 골든비치를 굽어보는 곳에 카페 골든힐이 있다.

          이곳에서는 사랑하는 이와 커피를 마시며 아름다운 일몰을 조망할 수 있다.

          요트 계류장 옆 오적암위 막다른 방파제 끝에서 절박한 모습으로 생각에 잠긴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섬 속의 섬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옆에서는 연방 커플들이 또는 가족들이 정다운 모습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어른이 되어도 누구나 가슴속에 상처 입은 어린아이가 하나씩은 살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럴까...? 그 아이에게 화해하자고 손을 내밀어야하는 시간이 아닌가...?

          현대와 과거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곳에서 잠시 자신을 돌아보고

          잠시 내속의 상처 입은 어린아이와 화해를 하고 그러다가

          한적하고 여유로운 섬 증도의 아름다움에 취해

          잠시 넋을 잃었고

          잠시 길을 잃었고

          잠시 나를 잊었다......

출처 : 증도사랑 모임
글쓴이 : 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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