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찔레꽃
김승기詩人
콕콕 찌르지 마
하늘이 깜짝 놀라 일어서잖아
산줄기 가랑이에
한 손을 질러 넣고
다른 손으로 하늘을 감싸 안고
대지의 사타구니를 살살 문지르면서
우주를 핥는 거야
애무는 그렇게, 그렇게 하는 거야
너에겐 하늘을 덮을 수 있는
짙은 향내가 있어
입에서 단내가 솟구칠 때까지
허옇게 개거품을 흘리며
깊은 사랑을 해야 하는 거야
몸살 앓는 사랑으로
뜨거운 유월을 지내야
새 생명이 빨갛게 열매 맺히는 거야
자꾸만 콕콕 찌르지 마
우주와의 사랑은
깊게, 조심스럽게 하는 거야
※ 찔레나무 : 장미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덩굴성 식물이다. 함경북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각처의 산기슭과 하천 유역에 흔하게 자생한다. 가시가 많고, 잎은 어긋나는데 깃꼴겹잎으로 작은잎은 계란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5~6월에 흰색 또는 연분홍색의 꽃이 피는데 향기가 진하다. 9~10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다. 어린순은 식용하고, 꽃잎은 화전용(花煎用)으로 쓰며, 한방에서 열매를「영실(營實)」이라 하고, 뿌리를「영근(營根)」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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