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담쟁이 - 김승기
밤새 바람이 온 몸을 후려쳤는데
오늘은 또 눈비 오려나
시린 옹벽을 붙잡은 손이 떨린다
어서 내게로 오라 팔을 벌리며
하늘이 손끝에 있는데
이만한 아픔쯤 못 견디랴
벼랑 끝에 매달린
떨리는 손에 힘을 더해야지
하늘 끝 한 자락 움켜쥔 채로
이 겨울을 지내면
치렁치렁 날개옷을 달고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데
야위어 가는 몸을 탓하랴
가벼워야 하늘을 가까이할 수 있는데
안간힘을 쓰는 내게
하늘이 이불로 온몸을 감싸고 있다
※ 담쟁이 : 포도과의 낙엽성 활엽 덩굴나무로 우리나라 각처의 돌담이나 산골짜기 숲 밑에 자생한다. 덩굴손은 잎과 마주나는데 갈라진 끝에 둥근 부착근이 생겨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으며 바위나 나무를 기어오른다. 잎은 어긋나는데 넓은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3갈래로 갈라진다. 잎 표면은 광택이 나고, 뒷면 맥에만 잔털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6~7월에 황록색의 꽃이 피고, 8~10월에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지금(地錦)」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담장을 타고 주로 번식하기 때문에「담쟁이덩굴」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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