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꽃나무 - 김승기
오랜 시간
많은 것을 채우기만 했지
하늘까지 채우고도 늘 굶주린다 했지
하늘에 매달린 항아리
무거워서 거꾸러진 병 주둥이
무엇 할까
흘러가는 구름을 보다가
그래 그렇지
세상은 채우는 것이 아니야
있는 대로 어우러지는 거지
허공을 풀어 놓는다
항아리를 비우는 작업을 한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 병꽃나무 : 인동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한국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기슭 양지에 자생한다.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 또는 타원형으로 양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양면에 털이 있다. 4~5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깔대기 모양의 꽃이 피는데 처음에는 황록색으로 피어 나중에 붉은색으로 변한다. 9월에 가늘고 길쭉한 열매가 두 개로 갈라지며 익는다.「붉은병꽃나무」와 달리 꽃받침 갈래가 끝까지 가늘고 길게 찢어진다. 꽃의 모양이 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예찬 - 靑山 손병흥 (0) | 2024.03.19 |
---|---|
바람꽃(雪降) - 박동수 (0) | 2024.03.18 |
미완성 봄의 아름다움 - 송정숙 (0) | 2024.03.14 |
생강나무 꽃 / 이문조 (0) | 2024.03.12 |
산수유 연가 / 정심 김덕성 (0) | 2024.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