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이남일
너를 한 번 미소 짓게 하기 위해
얼마나 오랜 날을 물들였는데
뻐꾸기 울음 타는 봄을 보내며
끝내 그 뜨거운 고백 한 짐 토해보려고
석 달하고 열흘을 기다렸는데
그리움 지그시 내 안에 날아와 앉을까
화려한 듯 소박하게 가슴 졸이며
오랜 날을 아파하며 인내하던 밤이었는데
소나기를 맞으면 온몸이 젖고
사랑이 고백을 맞으면 영혼이 젖는다는데
나 가슴 끝내 적시지 못하였다.
먼 별빛 끝도 없이 스러지는 갈림길에서
붉은 꽃잎 입에 물고
뚝뚝 핏빛 같은 울음만 토해내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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