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꼬마리
글: 夕塘 김승기
너를 잡은 손 놓지 않을래
비 오고 바람 불어도
한 번 잡은 손 놓지 않을래
베여지고 쓰러질 때마다
안간힘으로 꽃 피운 시간
얼마 되었다고
까맣게 열매 맺히려 하는데
성가심을 참지 못해 나를 떨치는가
오랜 세월을
세월 그대로 꽃 피우지 못한
눈물로 얼룩진 역사
더는 어두운 하늘 아래서
울게 할 수는 없잖아
들판은 함께 가야 하는 가시밭길
아픈 살 긁히고 피 흘려도 좋으니
떨쳐내지 마
이대로 한겨울을 꼭 잡고 있어야
다음해 기쁨의 새싹 돋을 수 있어
다시는 놓지 않을래
온 밤을 내내 바람 불어도
너를 잡은 손 놓지 않을래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방울꽃 / 류인순 (0) | 2024.07.09 |
---|---|
장마 / 장성희 (0) | 2024.07.08 |
백일홍 - 이남일 (0) | 2024.07.04 |
궂은 비 - 박인걸 (0) | 2024.07.02 |
7월의 시 / 이해인 (0) | 2024.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