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꽃 - 박동수
솔가지로 엮은 울타리 밑
푸른 잎새에
누이의 분칠한 얼굴이
발그레한
꽃잎으로 웃는다
옷깃 사이 푸석한 목 줄기에
분내 서리게 하던
분홍 분꽃이
수 없는 세월 흘러간 길목
누이는 가고
젖 무덤 사이로
분꽃 내음 풍기게 하던
그 분홍 분꽃이
초여름 슬픔 머금고
또 꽃을 피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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