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강나무 그리움
시골집 마당 가에 선 애강나무
그 붉은 열매는 해마다 이맘때면
내 안에 남겨두고 간
낯선 시간의 흔적이었지,
곱게 익은 애강 열매는 묵묵히
계절의 흐름을 쫓아가고
나는 그 길 위에서
무엇을 두고 떠났으며 무엇을 얻었을까.
고요한 노을빛에 물든 그 가지끝에서
잊혀진 까치 소리가 다시 울리면
그리움은 더는 감정이 아닌
깨달음으로 피어나는 걸까.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해도
그곳에 머물렀던 세월과
묵묵히 서 있는 시간을 품은 나무는
한 계절의 붉음 속에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고 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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