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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 김승기

HIIO 2025. 4. 18. 10:10

변산바람꽃

김승기


무엇을
구름이라
바람이라 했는가

높은 산
눈 비 맞으며
홀로 선
구름, 바람인 것을

늘 함께하고자 손짓하였거늘
저만치 비껴서서 고개 돌리며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너는
자꾸만 무럿이 되라 하느뇨
구름이 되고
바람 되어도
꽃 피울 수 있음을 아직 모르는 너는
얼어붙은 지구를 녹일 수 있는
심장 가지지 못하고
다만 그 정이 어디에 있더냐
의심만 하느뇨

아, 구름이고 바람이면 그뿐,
향기를 터뜨리는
내 죄가 더 무거웁구나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1집 [옹이 박힌 얼굴 위에서도 꽃은 핀다]

 

** 변산바람꽃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2~4월에 흰색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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