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화
신사/박인걸
할미소 가파른 바위틈에는
때론 거친 강바람이 불었어도
해당화 무리지어 피어날 때면
첫 입마춤처럼 수줍게 웃었다.
시간은 조용히 발자국을 덮고
너의 그림자는 바람에 흩어졌지만
그해 봄날의 눈빛이 지우지 못한
한 줌 그리움이 꽃잎 위에 젖는다.
한 송이 붉게 물든 내 가슴속에
지금도 타오르는 이름 하나
불러도 대답 없는 그 먼 어둠끝에
해당화는 오늘도 불처럼 핀다.
젊음은 그토록 서러워 더 빛났고
사랑은 이별 속에 아픔만 남아
출처 모를 바람에도 눈물지는 날엔
꽃잎을 보며 나는 다시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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