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상처 - 박인걸 긴 시간이 흘렀어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흙먼지 자욱한 강산 아래 분단의 날 선 금은 여전히 선명하고 가슴 속 어딘가엔 잊힌 듯 남아 있었다. 거짓의 불씨가 바람에 흩날릴 때 의심과 불신은 대나무 숲처럼 무성하여 음모의 어둠은 진실을 가렸고 우리는 서로가 적이 되어 눈을 흘긴다. 계엄의 어두운 그림자 탄핵의 그늘 광장을 내리치는 시위 함성의 파도는 겹겹이 쌓인 분노의 거친 물결에 진실이 무엇인지 묻기에도 벅차다. 오래된 상처에 새 살이 돋아날 수 있을까. 다시 하나로 엮여 새길을 낼 수 있을까. 아픔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일은 함께 헤쳐나갈 문을 찾는 작은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