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다시 찾아온 두루미 가족이
동검도 갯벌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게 구멍을 들락거리는 칠게와
꿈틀거리는 갯지렁이와 함께
한 번씩 빨간댕기머리로
지는 해를 휘감으면서
점점 어두워지는 바다의 감각을
온몸으로 저장하며
언 발자국마다
노을빛을 찍고 간다
- 한연순, 시 '철새'
살기 위해 찾아오거나 찾아가는 철새들.
그들의 생존전략을 보면 눈물겹기도 합니다.
순리에 따르면서, 질서를 따르면서 옮겨가거나 옮겨오는 방식.
이해타산에 따라 자리를 옮겨가는 사람들의 행동과는 다릅니다.
자연에 맞춰 살아가는 동식물의 섭리에
사람을 함부로 비교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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