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 문설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땅속의 고요 슬며시 밀어 올리자
마당에 고인 햇빛 출렁입니다
대추나무로 향하던 바람 한 자락
땅의 가슴 쓸어 당신을 깨우고요
겨울의 손길 스친 자리마다
꼭꼭 닫아건 입들
닫힌 것은 문일까요 내 마음일까요
아무도 열려 하지 않습니다
새들 날아와 허공의 소리 비틀어도
손안의 비밀 감출 수 없습니다
당신의 안부를 묻기 위해
화분 밑에서 약속을 꺼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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