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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알풀꽁:이름 불러주는 일 - 백승훈

HIIO 2024. 5. 24. 09:56

이름 불러주는 일 - 백승훈

전남 화순
죽수서원 가는 길에
파란 꽃무리가 밭둑에 아른 거렸습니다.
하마비 앞에서 차를 내렸을 때
제일 먼저 나를 무릎 꿇게 한 그 꽃은
개불알풀꽃이었습니다.

꽃 이름을 묻는 친구에게
입에 담기 민망한 이름 때문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른 이름을 일러주었더니
친구는 꽃을 향해
'봄까치꽃!' 하고 꽃이름을 불렀습니다.

봄볓을 쬐던 녀석들도
제 이름 불러주어 신이 났는지
환호하듯
하늘빛 꽃송이를 마구 흔들어댑니다.

사랑은
이름 불러 주는 일입니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는 당신에게로 와서 꽃이 될 것입니다.
  
글.사진 - 백승훈
 

개불알풀꽃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두해살이풀로 길가의 풀밭에서 자란다. 높이 5∼30cm이다. 부드럽고 짧은 털이 나며,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져 옆으로 자라거나 비스듬히 선다. 잎은 밑쪽에서는 마주나고 위쪽에서는 어긋나며 둥근 달걀 모양이고 2∼3쌍의 톱니가 있다. 밑쪽의 것은 짧은 잎자루가 있으나 위쪽의 것에는 없다. 길이와 나비는 각각 4∼11mm이다.

5∼6월 붉은 자줏빛 꽃이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대는 가늘고 잎과 거의 같은 길이이다. 화관은 지름 3∼4mm이며 4줄로 늘어서고 통부분이 짧다. 수술은 2개이고 암술대는 길이 1mm 정도이다. 꽃받침은 4개로 깊게 갈라지고, 꽃받침조각은 달걀 모양이며 끝이 둔하고 빛깔은 녹색이다.

열매는 삭과이며 신장 모양으로 가운데가 잘록하고 앞면에 부드러운 털이 나며 8∼9월에 익는다. 유럽 원산이며 한국(제주·전남·전북·경남·경북)·일본·타이완·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개불알풀꽃의 꽃말은 "기쁜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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