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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 날 - 박인걸

HIIO 2025. 1. 28. 10:20

섣달 그믐 날 - 박인걸

한 해를 마무리 짓는 그믐날
눈 쌓인 설경 고요한 거리
한해의 얼룩진 잘못을 지우고
발자국마다 남은 추억까지 덮는다.
끝이란 항상 시작과 손을 잡고
삶은 끝없는 쳇바퀴 속에 흐른다.
지난해의 기쁨과 아픔의 모든 순간이
그믐날 하나로 녹아 의미를 이룬다.
매 순간 쌓아 올린 벽돌 같은 시간
무너짐도 때론 축복임을 알게 된다.
빈자리로 남은 것조차 소중하고
그리움은 마음에 새로운 길을 낸다.
인생은 앞서간 발자국을 더듬는 마음
아직 남은 길은 어떤 빛일까.
실패는 배움이 되고 아픔은 깊어져
내일의 내가 또 자랄 터이다.
섣달 그믐날 시간은 쉼 없이 흘러도
우리 마음엔 쉼표를 찍을 뿐이다.
끝에서 비로소 보이는 진실처럼
오늘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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