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 박인걸앞산에서 내려오는 바람 양 볼을 스칠 때 봄의 기운을 촉감으로 느끼고 복수초 피어나던 시간 어느덧 겨울 끝자락에 서 있다. 젊은 날 봄길 걷던 발자국 아제는 깊은 안개 속에 묻히고 종달새 노닐던 사이로 젊던 그 시절 내 마음 아지랑이 피어오르는데 나는 그날로 돌아갈 수 없네. 한시절 뛰놀던 고향 언덕 설강화 피던 뒷 동산 그립구나. 소꿉장난 소녀는 추억 속에 묻혀 얼굴조차 아련한 기억 속에 잠드니 그리운 이름만 입술에 맴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젊은 날의 꿈이 가슴을 적시니 곧 피어날 봄꽃들아 내 젊음과 그 시절 아득한 꿈을 한 송이 꽃으로 다시 피워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