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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 조병화

HIIO 2025. 5. 1. 09:49

5월 / 조병화



스물을 갓 넘은 여인의 냄새를

온몸에 풍기며

온갖 꽃송이들이 물 돋은 대지에

나무 가지 가지에 피어난다. 

흰구름은 뭉게뭉게 라일락의

숫푸른 향기를 타고

가도가도 고개가 보이지 않는

푸른 먼 하늘을 길게 넘어간다. 

아, 오월은 여권도 없이 그저

어머님의 어두운 바다를 건너

뭣도 모르고

내가 이 이승으로 상륙을 한 달

해마다 대지는 꽃들로 진창이지만

까닭 모르는 이 허전함

나는 그 나른한 그리움에 취한다. 

오, 오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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