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서(小暑) - 시인 이종근
길고 긴 밤의 하지보다 더 무더워지게 하소서
고온다습하게 눈물 쭉 빼게 하소서
기력이 쇠한 나, 방바닥에 바짝 드러눕 게 하소서
삼복(三伏) 앞, 저들의 도발을 제발 무 력하게 하소서
논두렁에 불어난 잡초더미를 뽑아
농사에 쓸 퇴비를 찬찬히 준비하소서
찬양하듯 기뻐하소서
딱 열흘 뒤, 쇠한 기력이 회생할 날이 온다고 전해 주소서
초, 중, 말복 세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씀하소서
번호표 받아 쥔 냉면의 긴 줄처럼 좀 더 기다려 주소서
펄펄 끓는 삼계탕에는 제발 손가락 끼어들지 마소서
한여름 계곡 물속, 큼직한 수박처럼 동그라미 그려두소서
출처 : 미래세종일보(http://www.msej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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