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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꽃 - 신사 박인걸

HIIO 2025. 7. 8. 09:55

개망초 꽃 - 신사 박인걸

흔해서 눈길을 주지 않고
하찮아서 보살피지 않는 꽃
여기저기 아무 데나 거름더미에서조차
무리 지어 피어나는 천한 이름의 꽃
이름조차 가난해 부를 때마다
접두사가 붙어 다니는 민망한 꽃

여름 햇살은 하얀 꽃 위에
귀한 무늬를 수놓았지만
그늘진 마음 하나쯤
조용히 비춰줄 정도로 마음은 곱다.
새벽이슬에도 고개를 떨구고
비가 오면 소리 없이 울지만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밟아도 다시 일어서서 피는 생명력으로

누구도 기억 하지 않지만
계절을 맨발로 먼저 맞이하고
사람들 떠난 자리에도 홀로 남아
가장 오래도록 기다리는 뚝심이여
화려함이 아니라 잊힘 속에 피는
그것이 조용한 생명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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