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의 기도 - 신사 박인걸 달이 물 위에 떨어지던 밤 어디선가 누군가의 숨결이 흐르고 달맞이꽃 피어나는 고요한 밤길 유성(流星)의 조각처럼 노란빛 번져 풀벌레 울음 애절한 길섶에 작은 꽃잎 조용히 손들고 기도하네. 지친 마음 쉴 곳 찾아 헤맬 때 그대 이름 가만히 불러보며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람의 음성에 묵은 그리움 다시 피어오르네. 밤이 깊어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사랑의 흔적과 슬픔의 조각들 한 송이 꽃에 담긴 말 못 하는 가슴 달빛 아래 숨죽여 피어나네. 흔들리며 핀다 해도 외롭지 않아 기다림조차도 기도가 되는 이 밤 그리운 사람 향한 마지막 인사처럼 달맞이꽃 조용히 눈을 감네. 잊을 수 없는 사랑 가슴에 묻고 기다림의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