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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목련 / 김승기 詩人

HIIO 2024. 1. 19. 10:54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별목련

 



겨울이 많이 추웠을 거야
잎보다 꽃을 먼저 내밀어
하늘 끝을 하얗게 물들이우는 걸 보면

피우는 열정만큼 멋스럽게 지우고 싶었을 거야
그렇게도 빛나던 순백의 넋을
세상에서 가장 추하게 짓이겨 버리는 걸 보면

피울 때처럼 지울 때도 빛을 내는
그 눈부신 희열감
무엇이 그런 순정을 바치게 하였을까

사랑해야지
아낌없이 피우고 아낌없이 지우는
너의 사랑법을 배우며
별꽃 피는 가슴을 만들어야지
필 때 눈부신 만큼 추하게 진다는 것을
그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감추지 말아야지

지금도 저렇게 하늘 한 가운데를
눈 시리게 꽃물 들이고 있는데





※ 별목련 : 목련과의 낙엽성 활엽 소교목으로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 각처에서 관상수로 심는다. 나무껍질은 회백색이고 밋밋하다. 잎은 어긋나는데 거꾸로 된 계란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자루가 짧다. 4월에 품종에 따라 흰색 또는 분홍색의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데 가지 끝에 한 송이씩 위를 향해 피며 향기가 짙다. 꽃받침 조각은 꽃잎과 비슷해서 구별이 어렵다. 9~10월에 열매가 익는데 원통형의 열매가 익으면 칸칸이 벌어지면서 옥수수 모양으로 생긴 붉은색의 씨가 드러난다. 여러 개의 꽃잎이 별 모양으로 퍼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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