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 이재봉
산길을 내려오는데
일렁이는 풀숲 사이로
빨간 꽃잎이 하늘거린다
철 이른 코스이재봉모스인가 싶어
살며시 들여다보니
양귀비가 가는 허리를 흔들며
내게로 다가온다
눈이 부셔 그만 발을 헛디뎠다
그녀의 찬란한 아름다움에
옆에 있던 꽃들도 수줍어
고개를 숙이며 풀 속으로 숨는다
그녀가 반만 아름다웠더라면
현종의 눈이 반만 멀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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