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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 - 박인걸

HIIO 2025. 2. 3. 09:54

입춘(立春) - 박인걸

앞산에서 내려오는 바람
양 볼을 스칠 때
봄의 기운을 촉감으로 느끼고
복수초 피어나던 시간
어느덧 겨울 끝자락에 서 있다.

젊은 날 봄길 걷던 발자국
아제는 깊은 안개 속에 묻히고
종달새 노닐던 사이로 젊던 그 시절
내 마음 아지랑이 피어오르는데
나는 그날로 돌아갈 수 없네.

한시절 뛰놀던 고향 언덕
설강화 피던 뒷 동산 그립구나.
소꿉장난 소녀는 추억 속에 묻혀
얼굴조차 아련한 기억 속에 잠드니
그리운 이름만 입술에 맴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젊은 날의 꿈이 가슴을 적시니
곧 피어날 봄꽃들아
내 젊음과 그 시절 아득한 꿈을
한 송이 꽃으로 다시 피워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