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지똥 김승기 길가 돌 틈에서 푸르게 돋는 싹을 보며,엉겅퀴일거야다름 아닌 가시엉겅퀴일거야굳게 믿었지줄기 벋어 잎을 틔우는 걸 보면서도,틀림없이 가시엉겅퀴야이제 황홀하게 피어나는 보랏빛 꽃을 볼 수 있겠구나확신하며 자신했지어찌 하랴여름이 끝나가도록 꽃 피울 줄 모르더니뒤늦은 가을에 와서야 피우는아차 이런, 노란 꽃이 웬 말방가지똥이라니,계획되어 온 삶이 무너져 내리는구나한 순간에 일생이 어긋나고 말았구나앞으로의 남은 삶에 즐거움이 있을까기쁨 또한 있을까무엇으로 너를 탓하랴어리석은 착각으로설계를 잘못한 내 허물인 것을후회는 말자지금까지 살아온 것이아주 무의미한 것만도 아니잖는가너는 너대로 또 아름다운 꽃인 것을이 세상 어느 꽃인들 예쁘지 않으랴너로 하여 즐겁고 기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