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밀꽃 피던 언덕 - 신사 박인걸
메밀 꽃 피던 9월이면
나는 아직도 고향집 언덕밭에 서 있다.
메밀꽃 바람결에 파도칠 때면
어머니 서러운 눈물자국 지워지고
미농지보다 더 하얀 꽃물결에 나는 마음을 던졌다.
처서에도 여전히 긴 여름의 하루
산촌을 휘감은 앙증 맞은 메밀꽃잎의 향연
떨어지지 않고 사라지는 꽃잎에서
별빛 메밀이 알알이 맺힐 때면
금방 바뀐 영화 화면처럼 진한 감동에 사로잡힌다.
아직도 이맘때면 내 마음은 그 언덕에 서고
먼 젖빛 은하수가 하염없이 흐르듯
내 가슴에는 메밀꽃이 출렁인다.
죽어도 지워지지 않을 고향 빛깔에
고향 숨결은 메밀꽃 향이 되어
어머니처럼 나를 포근히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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