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나무 - 신사 박인걸
가시에 걸린 바람이
상처 입은 손등을 스치며
부드러운 표정으로 다가와도
가시는 곧바로 날을 세운다.
누구든 그 곁에 서는 순간
살은 긁히고 핏방울 기어이 부른다.
언제나 등을 돌리는 매정함이
가지마다 웅크린 채 숨어 있다.
수시로 칼날을 가는
공포의 분위기
잎 대신 흔적 꽃 대신 상처
세상은 이토록 어둠만 깊어진다.
쓸만한 나무는 잘리고
가시나무만 웃자란 숲에는
새들도 오래전에 떠나고
얼룩진 침묵만 깊게 흐른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로니에(칠엽수) - 신사 박인걸 (0) | 2025.09.11 |
|---|---|
| 민들레 - 김승기 (0) | 2025.09.09 |
| 메밀꽃 피던 언덕 - 신사 박인걸 (0) | 2025.09.05 |
| 배롱나무 / 성백군 (0) | 2025.09.04 |
| 백일홍 - 조남명 (4) | 2025.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