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스크랩] 식초를 물로 희석해도 왜 pH가 변하지 않는가?

HIIO 2010. 8. 26. 23:04

식초를 물로 많이 희석해도 산도가 거의 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설명드립니다. 화학이라면 골치 아픈 것이라고 미리 멀리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pH란 무엇인가?

 

식초를 비롯한 어떤 용액의 산도(pH)는 그 용액에 용해되어 존재하는 수소이온(H+)의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수소이온(H+)의 농도 값으로 직접 산도를 나타내면 숫자가 길어지므로 수소이온 농도의 log 값에 마이너스(−) 기호를 붙인 값으로 나타내면 간단한 숫자로 산도를 나타낼 수 있으며 이 값을 pH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pH의 정의를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표시할 수 있으며, 이 식에서 [H+]는 용액 중의 수소이온 농도를 나타냅니다.

 

pH = −log [H+]

 

순수한 물은 중성이며 pH는 7.0입니다. 순수한 물의 경우 물 분자들 중에서 극히 일부분이 다음 화학식과 같이 이온화(해리)됩니다.

 

H2O ⇌ H+ + OH-

 

이러한 해리과정에서 생성되는 H+ 이온의 농도는 10-7 즉 0.0000001 M이며, 동시에 알칼리성을 띠는 OH- 이온 역시 10-7 M 농도로 생성됩니다. 순수한 물에서는 산성을 나타내는 H+ 이온의 농도와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OH- 이온의 농도가 동일하므로 순수한 물은 중성인 것입니다. 그리고 순수한 물의 pH는 다음 식과 같이 계산할 수 있으며 pH 7이 되는 것입니다.

 

pH = −log [H+] = −log 10-7 = 7

 

어떤 용액의 pH 값이 7보다 작으면 산성이고 7보다 크면 알칼리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 물질의 농도 단위인 M(molarity, mole 농도, mole/L)는 용액 1 L 부피에 어떤 물질 1 mole(1 g 분자량)이 녹아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황산, 염산, 질산 등은 강산입니다. 즉 이러한 강산성 물질을 물에 녹이면 100% 해리됩니다. 즉, 염산의 경우 물에 첨가하면 모든 염산 분자들이 다음과 같은 식으로 해리된다는 것입니다.

 

HCl → H+ + Cl-

 

0.1 M의 염산 용액에는 H+ 이온의 농도가 0.1 M이며, 이 수용액의 pH는 다음 식과 같이 계산하여 구할 수 있으며 pH가 1이 되는 것입니다.

 

pH = −log [H+] = −log 0.1 = 1

 

 

2. 산성용액을 물로 희석하면 pH는 어떻게 변하는가?

 

① 강산인 0.1 M 염산용액의 경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0.1 M 농도의 염산용액의 pH는 1 입니다. 이 염산용액을 같은 부피의 물과 혼합할 경우, 즉 배로 희석하면 pH는 어떻게 될까?

 

0.1 M 염산용액 중의 H+ 이온 농도는 0.1 M이며, 이 염산용액을 같은 부피의 물로 2배 부피가 되게 희석하면 그 희석된 용액 중의 H+ 이온 농도는 0.05 M이 됩니다. 이 희석된 용액의 pH는 다음과 같이 계산하여 1.3이 됩니다.

 

pH = −log [H+] = −log 0.05 = 1.3

 

0.1 M 염산용액을 물로 10배 희석하면 희석된 용액 중의 H+ 이온 농도는 0.01 M이고, 이 희석된 용액의 pH는 다음과 같이 계산하여 2가 됩니다.

 

pH = −log [H+] = −log 0.01 = 2

 

이와 같이 강산의 용액을 물로 2배 또는 3배 희석할 경우 H+ 이온의 농도는 당연히 2배 또는 3배 묽어집니다. 따라서 pH 값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pH 값은 2배 또는 3배로 높아지지 않습니다. 왜? 용액의 pH 값은 수소이온 농도를 log 값으로 계산하여 표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강산성용액을 10배씩 희석할 때마다 pH는 1씩 높아집니다.

 

② 약산인 초산의 pH

 

식초에는 주성분인 초산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기산들이 존재할 것이며, 이들 산은 염산, 황산, 질산 등과는 달리 약산입니다. 약산은 물에 녹였을 때 100% 이온화(해리)되지 못하는 산입니다. 초산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이 물에서 해리됩니다.

 

CH3COOH ⇌ H+ + CH3COO-

 

0.1 M 초산 용액의 경우 98.7%의 초산은 CH3COOH 형태로 존재하고 나머지 1.3% 정도만이 해리되어 CH3COO-와 H+로 됩니다. 따라서 0.1 M 초산 용액에 존재하는 수소이온 농도는 0.0013 M이며 pH 2.89가 됩니다. (pH = −log 0.0013 = 2.89)

 

0.1 M 농도의 염산과 초산의 경우 모두 산 분자의 농도는 같으나 해리되는 정도가 다르므로 용액에 존재하는 수소이온(H+)의 농도가 다르므로 pH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③ 식초를 물로 희석하면 pH가 변하는가?

 

초산과 같은 약산이 주성분인 식초를 물로 어느 정도 희석하더라도 pH는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수소이온 농도가 0.0013 M이고 따라서 pH가 2.89로 측정되는 0.1 M 초산용액에 물을 첨가하여 10배 희석하면 수소이온의 농도가 강산용액과 같이 10배 묽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 그렇지 않습니다.

 

물을 첨가하여 희석하면 0.1 M 농도 조건에서는 더 이상 해리되지 않았던 많은 초산분자(CH3COOH)들로부터 다시 수소이온이 해리되어 용액으로 방출됩니다. 따라서 물로 10배 희석된 초산용액의 수소이온 농도는 10배로 묽어지는 것이 아니라 희석하기 전과 같이 거의 0.0013 M 정도로 유지됩니다. 따라서 pH 역시 희석하기 전과 같이 2.89 정도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계속해서 물로 희석하면 pH가 점차적으로 높아지며, 더 이상 해리될 초산분자가 없어지면 pH는 현저히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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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와 같은 약산 용액의 pH가 잘 변하지 않는 현상을 pH 완충작용이라고 한다. 약산의 pH 완충작용은 우리 몸 세포액 등의 pH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식초를 먹는다고 갑자기 세포액이 산성이 되고 반대로 알칼리성 식품을 먹는다고 갑자기 알칼리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체내 pH가 정밀하게 조절되지 않는다면 효소들이 대부분 불활성화 되고 각종 대사과정이나 물질 이동현상이 마비되어 사람은 즉사할 것이다.

출처 : 자연산야초와 발효효소를 배우는 사람들(효사모)
글쓴이 : soilm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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