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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는_漢詩-352 ★刈麥謠 - 李達

HIIO 2024. 5. 22. 09:55

#읽어주는_漢詩-352

 

★刈麥謠 - 李達

 

田家少婦無夜食 (전가소부무야식)
雨中刈麥林中歸 (우중예맥림중귀)
시골집 젊은 아낙 저녁거리가 없어서
빗속에 보리 베어 숲 속으로 돌아오니

 

生薪帶濕煙不起 (생신대습연불기)
入門兒女啼牽衣 (입문아녀제견의)
생나무는 습기 먹어 불길도 일지 않고
문으로 들어온 어린 딸은 옷 잡고 우는구나.

 

 

田家--少妇--无夜食.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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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中--刈麦--林中归.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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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薪--带湿--烟不起.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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入门--儿女--啼牵衣.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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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1305 이달-예맥요-2.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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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유명한 손곡(蓀谷) 이달(李達)의 작품이다. 이달의 제자인 허균(許筠)은 이 작품을 평하기를 '먹을 것이 없어 괴로워하는 모습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그렸다'라고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에 먹을거리는 없고, 젊은 아낙은 별 수 없이 빗속에 들로 나가 보리를 베어 돌아와 자식들에게 보리밥이라도 지어줘야 하는데, 땔나무는 습기를 먹어서 불이 잘 붙지 않고, 게다가 어린 딸은 어머니 옷을 잡고 울기까지 한다. 비와 습기에 젖은 땔나무 등의 소재도 처량함을 표현하며, 측은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보리를 베어 왜 숲 속으로 돌아왔을까? (혹시 남의 밭에서 몰래 보리를 벤 것은 아닐까?)

먹을 것 없는 살림살이에 이른 보리 이삭이라도 잘라서 끓여 먹으려는 젊은 아낙과, 굶주림에 지친 딸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가난한 농가의 풍경 한 폭을 가슴 아프게 포착하고 있다.

 

이달의 호는 손곡으로 최경창, 백광훈과 함께 당나라의 시에 능통한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 불렸다. 허균과 그의 누이 허난설헌의 스승이기도 한 그가 죽은 뒤 허균이 스승의 시를 모아 〈손곡산인전〉을 펴냈다.

모친이 기생 출신이라 서얼인 이달은 한때 한리학관이 되었으나 벼슬을 버리고 평생 떠돌이 생활을 했다. 더구나 그는 얼굴이 단아하지 못하고 성격이 호탕하고 행동이 무절제하여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지만, 언어와 운율에 온갖 정성을 기울인 그의 시는 맑고 신선하고 우아하다고 칭송을 받았다. 이달은 당대 최고의 지식인인 이산해, 이이, 이황, 고경명, 양사언, 임제와 교류하였으며, 허균은 그의 스승 이달을 소재로 하여 신분차별의 사회인 조선의 모순을 〈홍길동전〉에 그렸다고 한다.

이 시는 피폐한 땅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의 가난과 고통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달은 53살 되던 해에 임진왜란을 만나 전국을 떠돌면서 백성들이 백만 명이나 죽고 경작지의 66%가 파괴된 조선을 속속들이 관찰하였던 것이다. 헌데 더 비극적인 6·25전쟁은 어떠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