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로수 / 이진숙
책상머리 어디쯤에서
묵은 치통이나 보듬고 있듯
세월이나 앓다가
봄 햇살처럼 나른해진다
햇볕 바래기가 되어
졸고 있는
내 세포들이나 꾸짖는 이 비겁함
차라리 선명한 아픔을 꿈꾸기로 하자
혹한의 벌판 위로
참혹하게 흩어져 나뒹구는 내 뼈와 살과
머리카락들,
빈 거리에 홀로 서서
오랫동안 슬프게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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