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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 꽃 - 김승기

HIIO 2025. 4. 4. 10:07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벚 꽃

                         김승기


  말해 무엇하나요.
  진실은 가슴 속에 묻어두고
  늘 웃음 지어야 하는 거래요.
  몇 날을 함께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을래요.
  한 순간 환한 웃음으로
  당신 앞에 서 있기 위해
  여러 날 꿈을 키웠어요.

  어떻게 말할 수 있나요.
  세찬 바람 온몸을 후려칠 때
  반쪽 남은 얼굴이라도 매달리고 싶은 안간힘
  와르륵 떨어져 내릴 때
  아픔 감추고 웃어야 하는 슬픔

  알고 있나요.
  떨어진 꽃잎 쓸지 마세요.
  당신의 발길이 밟는 무게만큼
  기쁨으로 사랑해 주세요.

도로에선 가로수로, 학교에선 정원수로, 마을에선 당산목으로, 공원에 선 관상수로, 산책로에선 왕벚나무로, 들에선 올벚나무로, 계곡에선 산벚나무로 그렇게 당신을 바라보며 서 있어요.

  제가 한국 특산 토종임을 알고 있나요? 한라산 두륜산 대둔산이 원산지예요. 대륙성 수목이지요. 일본이 國花로 지정하였다 하여 섬나라 꽃으로 생각하고 미워하면 되나요. 가슴 찢어지는 분노 때문에 창백한 얼굴로 왈칵 쏟아져 내려요. 당신은 가슴 아프지 않나요?

※ 벚나무 : 장미과의 낙엽성 활엽 교목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마을 부근에 자생하며, 공원의 조경수 또는 관상수와 길가의 가로수로 식재한다. 나무껍질은 회갈색 또는 짙은 회색이고, 잎은 어긋나는데 계란형으로 끝이 아주 뾰족하며, 양면에 털이 없고, 가장자리에 가는 톱니와 겹톱니가 있으며, 잎자루가 있다. 4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의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6~7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검게 익는다. 열매를「버찌」라 하여 식용하고, 한방에서 열매를「야앵화(野櫻花)」라 하고, 나무껍질을「야앵피(野櫻皮」라 하여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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