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비 - 박인걸 아지랑이 피는 비탈길 겨울잠에 취한 나비 한 마리 비틀거린다. 꽃 한 송이 없는 나뭇가지 사이로 누군가를 찾아 길을 나섰다. 기나긴 겨울을 넘어 아직 남은 찬 기운에 떨면서도 이토록 바쁜 날갯짓 서두르는 건 봄의 향기를 따라가려는 걸까. 아직은 심술궂은 봄바람이 사정없이 달려들어 밀어내고 가녀린 날갯짓 시간은 흐르는데 애타는 목소리마저 바람 곁에 흩어진다 날은 이미 저물어 석양도 묻혔는데 지금쯤 짝을 만났으려나 산기슭 맴돌던 봄 나비 작은 몸짓이 끝내 내 마음에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