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기나무 꽃 - 박인걸 봄바람이 아직 차갑게 흐를 때 핏방울처럼 엉겨붙어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등 뒤에서 크게 소리 지른다. 한겨울을 꿰뚫은 긴 기다림 부서진 뿌리 밑, 서럽게 모은 약속 꺼지지 않는 불길처럼 지독히 아름답게 타오른다. 낯설고 촌스런 이름이지만 제 속살을 찢으며 피워올린 고백이 흩어져도 지지 않는 향기를 당신을 향해 쏟아붓고 있다. 사랑은 이토록 눈물겹게 저 마다의 가슴에 숨겨 놓은 첫 사랑, 첫 눈물, 첫 서약이 꽃잎마다 되살아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