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밥 김승기물결 넘실대는 바다는아득하여 괭이갈매기 날아올 리 없어갈매기의 밥은 아닐 테고,밭머리에서 호밋날 괭잇날에 찍히고 찢어져괭이밥이라 했는가찍히며 밟히며 사는 삶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기에어떻게든 꽃 한 번 피워 보려고명주실같이 질긴 뿌리땅 속에 가닥가닥 거미줄을 치는가괭잇날 피하려고집안의 화분에까지 날아들어씨를 퍼트리는가지금은 옛날과 달라져세상 많이 변했다 해도아직은 마음 놓을 수 없는 일,제대로 꽃 피우려면악착같이 살아남아야겠지왜 그리 힘들게 사느냐고,뭍사람들의 손가락질에도사알짝 눈감으며쓰리고 시린 웃음으로질끈 허리띠 동여매는 네게힘찬 박수를 보낸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 괭이밥 :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