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김승기 시인정말 흔들렸을까가냘픈 모가지에 수백 사랑의 씨를 달고힘겨워 잠시 비틀리며툭 건드린 것뿐인데하늘이땅이얼마나 흔들렸을까가슴 뿌리까지 떨려오네여름 내내 하늘에서 꿈꾸는별빛이 내려와이슬이 내려와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가꾸어 온 사랑단단하게 맺혀진 열매를무슨 바람 들었다고한 순간 비틀거림으로 흔들릴 수 있을까나뭇잎 떨구려고 밤새 수선 피우던빗소리에 멍든 산천이이 고요한 가을 아침떠오르는 햇덩이를착시 현상으로 눈 깜박했을 뿐쿵, 가슴에 내려앉는 낙엽 하나에도놀라서 머리 치켜올리는 강아지풀을그렇게 몰아세우지 말게나*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 강아지풀 : 벼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빈터, 길가, 논두렁, 밭두렁, 들에 흔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