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꽃 필 때면

보랏빛 등나무꽃 아래
교정의 벤치에 푸른 꿈들이 모였다
올망졸망 푸른 잎새들의
쉴새없는 재잘거림이
춤추듯 하늘을 찌르고
깔깔웃음은 햇살보다 눈 부시다
세속의 혼탁한 먼지 한 줌도
지혜의 샘물에 살랑살랑 헹구어
푸른 식탁 위에 올리면
영롱한 옥구슬로 또르르 구른다
꽃보다 향기로운 입담들이
보랏빛 춤사위에 농익어 갈 때
불타는 정열의 나이테는
한 겹 두 겹 두께를 더해가고
등나무꽃처럼 풍성하게
푸른 꿈들도 여물어 간다.
- 류인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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