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넘버가 282인 알렉산더 1세(Alexander I)기념홀로 들어간다. 1837년 화재 후에 지어진 이 방은 알렉산더 1세를 기념하는 방인데 재미있게도 건축가 알렉산더(Alexander Briullov)가 만들었다.
홀 중앙에 은 세공품들이 전시되어있는데 얼 스카스데일가의 문장이 있는 와인쿨러(Wine Cooler with the Coat of Arms of the Earls of Scarsdale)이다. 스카데일은 영국의 백작 가문이고 영국 은세공인 라메리(Paul Jacques de Lamerie)의 1727년 작품이다. 얼음을 담고 거기에 와인병을 넣어 차갑게 하는 그릇이 아래 있고 위에는 와인을 따라마시는 와인병(wine Caddy)이 있다. 그 옆에 은접시도 같이 전시되어있다.
알렉산더홀은 1837년 대화재 후에 러시아 예술가 부룰로프(Alexander Brullov)에 의해 알렉산더 1세와 나폴레온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 만들어 졌다. 그래서 벽 상단에 1812년 나폴레온과의 전쟁을 묘사하는 24개의 원형(Meddalion) 그림이 장식되어있다. 메달리온은 러시아 조각가인 표토르 톨스토이 백작(Count Fyodor Tolstoy)의 작품으로 그림들은 조국전쟁의 모습을 고대 슬라브 신화(Slav deity Rodomysl)의 비유적인 모습들로 그려진 것이다.
벽을 지탱하는 7쌍의 기둥들은 고딕과 러시아양식을 혼합한 콤포지트양식으로 만들고 상단에 승리의 상징으로 로마노프왕조의 문장인 쌍두독수리를 얹었다.
한쪽 벽에 나폴레온 전쟁 시에 장군들이 착용했던 무장의 모습이 전시되어있는데 무겁고 투박해 보인다. 하단의 방패에는 쌍두독수리와 함께 A라는 글자가 새겨져있는데 알렉산더를 의미한다. 그럼 알렉산더 1세의 무장이라는 얘기가 되는데~~~~??
한쪽 벽에 알렉산더 대왕의 관대함(The Magnanimity of Alexander)이 걸려있는데 프랑스 궁정화가이며 프랑스 왕립 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한 피에르 미나르(Pierre Mignard)의 1670년작품이다. 그림 내용은 페르시아제국의 마지막왕 다이우스3세(Darius III)의 여인들을 알렉산더 대왕이 돌봐준 역사화이다. B.C 330년경의 알렉산더 대왕의 역사화를 알렉산더 1세 홀에 걸어놓은 저의가 의심스럽다. ㅋㅋㅋ 여인들이 자비를 간청하는 모습이 보이고 빨간 깃털 투구를 쓴 사람은 장군이고 파란 깃털 투구를 쓴 사람이 알렉산더 대왕인데 알렉산더 대왕이 더 젊어서 엉뚱한 장군에게 빌고있는 장면이 재미있다.
출구 우측에 검은 옷을 입고있는 두 여인의 그림은 두 여배우(Two Actresses )라는 유화 그림으로 프랑스 화가인 장 밥티스트 상테르(Santerre, Jean-Baptiste 1651~1717)의 1699년 작품이다.
한 바퀴 둘러보고 다음 방에 들어서니 우측 벽에 그림 세점이 걸려있는데 모두 프랑스 화가인 프랑수와 트로이(Jean François de Troy (1679-1752))의 작품이다. 첫 그림은 앞에서 설명한 수잔나와 장로들(Susanna and the Elders)로 1727년 작품이다. 수잔나와 장로들은 작품 소재로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두번째 그림은 1728년 작품으로 신화를 그린 아폴로와 다프네(Apollo and Daphne)이다. 태양의 신 아폴로와 강의 신인 페네이오스(Peneios)의 딸로 나무의 요정인 다프네의 사랑에 대한 그림이다. 세번째 작품은 1721년작으로 롯과 그의 딸들(Lot with His Daughters)이라는 작품이다. 롯이 소돔에서 피해 굴에 살때 후손이 없을까봐 걱정한 두 딸이 롯에게 술을 먹이고 하루씩 동침하여 각각 아이를 낳았다. 큰 딸의 아들은 모압족의 조상인 모압이고 둘째 딸의 아들은 암몬족의 조상인 벤암인데 롯은 이 사실을 몰랐다는 황당한 사건을 소재로 그린 것이다. 모압(Moab)dms '아버지로 말미암아'라는 뜻이고 벤암(Benammi)는 '네 아비의 아들'라는 뜻이라는게 재미있다.
계속해서 프랑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방들을 이동하여 285번 룸으로 들어가면 한쪽에 '앉아있는 큐피트'라는 흰 대리석 조각상이 있다. 먼저 큐피트 왼쪽뒤에 목욕하는 여인(Woman Bathing)이라는 작품을 본다. 모델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프랑수아 르무아느(Lemoyne, Francios)이 1724년 작품으로 1771
년에 이 미술관에 왔다.
앉아있는 큐피트는 이삭성당 앞에 있는 청동기마상을 조각한 에티엔느 모리스 팔코네(Etienne Maurice Palconet)의 작품의 복제본으로 원본은 루브르박물관에 있다. 루이 15세의 연인인 퐁파두르 후작부인(Madame de Pompadour)을 위해 제작되어 후작 부인 저택의 정원에 전시되었던 작품이다. 팔코네는 침묵의 작은 악마(the little demon of silence)라는 고대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그의 작품은 사악한 사랑의 메신저( l’amour menaçant, ‘menacing love’)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큐피트의 표정이 보는 시각에 따라 순진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악해 보이기도 한다. 좌측 손에 화살을 숨기고 있는 듯한 모습과 "쉿"이라는 듯한 모습으로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 표정은 부탁으로 보이기도 하고 협박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큐피트 오른쪽 뒤로 보이는 그림은 프랑수아 르무아느의 1727년 작품 쥬피터와 이오(Jupiter and Io)인데 쥬피터(제우스)가 강의 신 이나코스(Īnachos)의 딸 이오에게 반해 구름으로 변해 접근하여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이다.
룸 285를 지나는데 우측 벽에 부셰 프랑수아(Boucher, Francois 1703~1770)의 1760년대 작품인 큐피드: 시의 우화(Cupids: Allegory of Poetry)로 로코코풍으로 그려진 익살스런 큐피드의 모습이다.
출구쪽 벽에 샤를 조지프 나투아르(Charles Joseph Natoire)의 1742년 작품바쿠스와 아리아드네(Bacchus and Ariadne)가 있다. 바쿠스가 테세우스(Theseus)의 배신으로 섬에 갇힌 크레타 공주 아리아드네를 구하는 운명적 만남을 묘사하고 있다.
룸 286으로 이동한다. 이 방에는 에티엔느 모리스 팔코네의 겨울(Winter)이라는 대리석 조각이 있다. 제작년도에는 1763-1771년이라고 되어있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1763년 루이 15세의 연인인 퐁파두르 후작부인을 위해 제작을 시작했으나 다음해 부인이 죽자 작업이 중단되었고 팔코네가 앞에서 본 표트르1세 기념상인 청동기마상(Bronze Horseman)을 위해 러시아에 올때 캐더린2세(Catherine II)가 같이 구
입하여 1776년 가져와 러시아에서 완성시켰다. 조각은 식물원에 놓였는데 겨울의 추위를 상징하는 얼어붙은 물이 담긴 깨진 컵을 같이 만들었고 또한 겨울을 나타내기위해 그녀가 앉아 있는 큐브는 겨울을 나타내는 별자리로 장식되어 있다. 에르미타주미술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룸 287로 이동하면 프랑스의 장 앙투안 후동(Jean-Antoine Houdon, 1741-1828)의 볼테르 조각들이 있다. 예카테리나 2세의 의뢰로 1781년 만든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좌상(Voltaire)이 있고 당시 84세인 볼테르(1694-1778년)를 모델로 1778년에 만든 토가 복장의 볼테르 초상(Portrait of Voltaire in a Toga)이 있는데 볼테르가 사망한 해이다.
룸 288에 장 밥티스트 그뢰즈(Greuze, Jean-Baptiste 1725~1805)가 그린 환자를 간호하는 그림이 있다. 1763년 작인 효도-자식들에게 간호 받는 중풍환자(Filial Piety - The Paralytic)로 캐서린2세(Catherine II)가 구입하여 1766년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들여왔다.
룸 167호로 이동하면 황실에서 쓰던 화장박스가 있고 나무, 가죽, 쇠 등 각종 재질로 만든 썰매가 있다. 성 게오르기상이 있는 축제 썰매(Carnival Sleigh with the Figurine of St George)이다. 러시아 성인 성 게오르기가 용과 싸우는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게오르기는 러시아 동방정교회 14성인의 한사람으로 모스크바 수호성인이다. 제작자는 알 수 없으며 1760년대 러시아에서 만들어졌다.
한쪽 벽에 말을 탄 엘리자베타 페트로브나 여제(Equestrian portrait of Elizabeth of Russia)의 그림이 있다. 1700년대 작품으로 흑인이 시종인 것이 독특하고 작가는 미상이다. 다른 쪽 벽에 황실에서 사용하던 화장대가 있고 썰매 뒤쪽으로 성모가 아기예수를 안고있는 그림이 보인다. 세례요한과 성엘리자벳과 있는 성가족(Holy Family with Sts Elizabeth and John the Baptist)으로 이태리화가 폼페오 지로라모 바토니(Battoni, Pompeo Girolamo. 1708-1787)의 1777년 작품이다.
썰매를 다시 보고 룸 167호를 나선다.
그러면 양쪽 벽에 태피스트리(tapestry)들이 걸려있는 룸 303호이다.
태피스트리(tapestry)란 색실을 짜넣어 그림을 표현하는 직물 공예로 중세 시대, 유럽에서 성행했고 제작기간이 꽤 긴 편이다. 주로 성 내부의 벽을 장식하고 동시에 벽의 외풍과 냉기를 막는 용도로 사용되었고 또한 습기를 머금기 때문에 습도 조절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먼저 만나는 작품은 성모님이 나타나심(The Appearance of the Virgin)이다. 345x543 cm 크기이고 울과 실크로 1519년에 만들어진 것이고 작자는 미상이다.
맞은 편에 270x327cm크기의 The Demonstration of a Suitor's Portrait(구혼자의 초상화 시연)이 있는데 16세기 초 작품으로 여왕에게 구혼자의 초상화를 보여주고 있고 큐피드와 다산의 상징 석류를 든 사람도 있다. 다음 작품은 375х600 cm크기의 티투스와 베스파시아누스의 개선(the Triumph of Titus Vespasianus)이다. 프랑스 화가 찰스(Poerson, Charles I. 1609-1667)작품으로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와 그의 큰아들 티투스가 AD 70년 예루살렘에서의 반란을 진압하고 로마로 개선하는 장면이다.
다음에 보이는 클레오파트라의 연회(Cleopatra's Feast)는 에그몽(Egmont, Justus van. 1601-1674)의 17세기 후반 작품으로 384x398 cm 크기이고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를 환대하는 장면이다. 상단 중앙에 <Cleopatra gemmam ineffabilis valoris Antonio in potum fundit>라고 써있는데 클레오파트라가 귀한 진주를 녹여 만든 와인을 안토니우스에게 대접했다는 얘기이다.
태피스트리들 사이에 예카트리나 2세의 초상화(Portrait of Empress Catherine the Great)가 걸려있다. 이탈리아 출신 요한 밥티스트 폰 람피(Johann Baptist Lampi)의 1794년 작품이다. 예카테리나 2세는 무능한 남편 표트르 3세를 축출하고 여제가 되었고 표트르 대제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켜 정치 문화 예술을 진흥하여 대여제라는 칭호를 받았다. 로마노프 왕조의 8번째 군주로 1762년 - 1796년까지 34년 동안 통치하였다.
태피스트리들을 보며 이동하는데 큰 작품들을 가까이서 보며 찍으니 식별하기가 어려워 작품이름을 알아내기 어렵다.
이제 룸 156호인 원형홀(Rotunda)로 간다. 방 번호를 매기는 메카니즘을 모르지만 같은 동선상인데도 번호가 들쭉날쭉해서 헷갈리기 쉽다.
원형홀은 1830년 건축가 몽페랑(Auguste Montferrand)이 설계해서 만들었는데 1837년 화재 후에 브릴로프(Alexander Briullov)가 약간 변화시켜 재건하였다. 홀 중앙에는 표트르대제가 북방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는 승전기념탑(Triumphal Column)이 세워져 있다. 스웨덴과의 중요한 전투를 묘사하는 8개의 원주(cylinders)로 만들어졌고 기념탑 위에는 표트르대제(Peter the Great)의 조각이 얹혀져있다.
로툰다를 마지막으로 보고 에르미타주미술관을 떠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르미타주미술관-5 동영상으로 보기 클릭 https://youtu.be/NzDCLEOC7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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