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는_漢詩-348
☆ 한시감상 ★春日卽事 基一 - 舒邦佐
正晝東風自展扉 (정주동풍자전비)
雙雙燕子望巢飛 (쌍쌍연자망소비)
한낮의 동풍에 사립문 절로 열려
쌍쌍의 제비가 둥지 찾아 날아드네.
楊花却是元無定 (양화각시원무정)
吹落南鄰不肯歸 (취락남린불긍귀)
버드나무 솜털 꽃은 본래 정처 없어
남쪽 교외로 날아가 돌아오려 하지 않네.
가고 옴, 들고 남은 변함없는 우주의 이치다. 삼월 삼짇날은 제비가 온다는 날이다. 오래 기다리던 제비가 왔다고 왜 떠나는 것이 없으랴? 동풍에 저절로 열린 사립문으로는 봄의 상징인 제비가 날아들지만 울타리 옆 버드나무 솜꽃은 아득히 먼 곳으로 길 떠날 채비를 한다.
제비 연(燕) 자는 잔치 연(宴)과 통하여 기쁨을 나타내는데 비해, 버들솜은 정처 없는 떠다님으로 인해 부평초와 연결된다. 중국 민간 전설에는 버들솜이 물에 떨어지면 부평초가 된다고 한다. 버들솜과 부평초는 종(種)이 다르므로 기실 그렇게 될 리가 없는데도 왜 이런 전설이 생겼을까? 두 가지 모두 정처 없는 떠돎을 생명의 근거로 삶기 때문이다. 버들솜은 허공을 떠돌고, 부평초는 물 위를 떠돈다. 우리도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의 삶을 산다.
하지만 이 화창한 봄날 시멘트 벽 안에 갇혀 살다보면 제비가 오는지 버들솜이 날리는지 알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천지가 만물의 여관이란 사실 또한 어찌 쉽게 상기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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