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 / 성백군
베란다 들창으로 내다보이는
저 활엽수 갈잎
일전에 전해받은 젊은 지인의 부고 같다.
육십 대인데
이제 겨우 가을 입군데
곧 있으면 단풍 들 텐데, 뭐가 그리 급해서
사고사인지 병사인지 모르겠지만
흉하다
죽음 앞에
마땅히 위로해야 하겠지만
늙음이 싫다고 스스로 자진한 것 같아
싫다.
가을엔
단풍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모르고
일찍 죽은 저 갈잎
늙음을 욕보인다고 청소부 아저씨가
포대에 쓸어 담아 숨도 못 쉬게
아귀를 꼭꼭 묶어 길거리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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