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피던 날 - 박인걸
동쪽으로 흐르는 청계천 변에
철 이른 산수유
샛노란 웃음 머금고 탐스럽게 피었다.
외로이 외로이
오직 한 그루 담벼락에 기대어
찬 바람 속에서도 가만히 봄을 품었다.
인파 붐비는 한낮
어쩌다 호기심에 걷던 길
소담한 꽃잎 틈으로 지난날이 스몄다.
샛노란 꽃송이를 보면
내 마음 깊이 간직한 소녀의 눈빛이
세월의 시내를 수천 번 건넜어도 여전하다.
나 여기 어찌 올 줄 미리 알고
순수유 꽃 저리 곱게 피어 반기네.
찬 바람에 귓불 시려도 내 가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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