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 박인걸 이월 초아흐레 우수가 내일모레인데 아직 바람 끝엔 겨울이 남아 있고, 어제 내린 눈발에 목련 가지도 차가운 계절을 끝까지 품고 있다. 갑자기 밀어닥친 혹한에 강물도 잠시 걸음을 멈추었지만 움츠린 까치는 깨금발로 겨울을 딛고 밤새 굶은 비둘기 떼는 희끗희끗한 눈 위를 맴돌며 봄빛을 찾는다. 눈 덮인 들판 바람이 쉬는 곳엔 언 땅을 밀어 올리는 연둣빛 숨결 바람결에 아직은 겨울이 남아 있어도 한낮 햇살은 어느새 봄을 품었다. 아! 어느덧 봄이 오고 있다. 얼어붙었던 내 가슴에도 붉은 햇살이 사탕 빛으로 스며들어 그리움에 젖은 마음이 녹아내린다. 그리고 봄이 속삭인다. 잃어버린 모든 것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