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한 봄비
우수 경칩 절기라더니
오랜만에 봄비가 내린다
반짝이던 세월과 한숨이 모여
사륵사륵
허름한 볏짚이엉을 적신다
골을 타고 촉촉이 거품 보듬고 지우는 빗물
처마 끝 얕은 도랑에
한줄기 슬픈 생애를 이어주는 눈물 꽃이 번진다
빈 밥그릇 낙숫물에 갖다 대니
가난한 땟국이 저절로 씻어내려 하얗게 웃는다
참,
쓸만한 봄비!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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